가장 다이어트가 잘 됐던 시기들의 특징 (1)

가장 다이어트가 잘 됐던 시기들의 특징 (1)

염동규
염동규
2024-04-16

기억도 가물가물한 중학교 2학년 때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PT샵을 운영하고 있는 지금까지 꽤 많은 다이어트를 경험해 봤습니다. 어릴 때부터 식탐이 남달랐기 때문에 노력 없이 슬림한 몸을 가질 수는 없는 운명을 타고났죠.

그 덕분에 나의 살이든 남의 살이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쉽고 효과적으로 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오래도록 고민해왔습니다. 커리어 초반에는 주로 영양학적, 트레이닝 방법론적으로 최적의 다이어트 전략을 찾으려는 노력을 주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답이 운동 종류나 횟수, 탄수화물 섭취량이나 섭취 타이밍과 같은 것들에 있지 않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물론 지금도 그런 것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문득, '가장 성공적으로 체중을 감량했던 시기들에는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다이어트 경험들을 회고하면서 해당 방법론들의 타당성, 재연 가능성, 용이성, 범용성 등을 유심히 고찰해 보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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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을 때

가장 범용성이 높으나 재연 가능성이 낮은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잘 보이고 싶은 이성이 생겼을 때, 외적으로 스스로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죠. 이는 사실 중학생 때 처음으로 9kg에 달하는 체중을 감량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던 계기이기도 합니다. 짜장면을 1분 30초 만에 먹어치우던 그 아이는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고 매일 집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50분씩 타면서 살을 빼기 시작했더랬죠.

진화생물학적으로 성 선택이 생존 본능보다 우위에 놓이는 순간이었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성 선택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자 하는 본능은 다이어트 시장뿐만 아니라 아주 많은 산업에서 소비자의 수요를 발생시키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입니다. 이것을 빼놓고는 마케팅을 논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누군가는 외모에 대한 자기만족 때문에 다이어트를 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슬림하고 탄탄한 몸매를 가진 자신의 모습에 만족을 느낀다면, 진화생물학적으로 그러한 가치 판단 기준을 가진 선조 개체들이 더 높은 확률로 번식에 성공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진화생물학적 고찰을 좋아합니다.)

아무튼 다이어트를 성공할 수 있게 해준 결정적 요인임에 틀림없지만, 살을 빼려고 일부러 누군가를 짝사랑할 수는 없으니 재연 가능성이 매우 낮은 다이어트 전략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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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기대치와 사회적 평판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이성과의 관계 외에도 여러 종류의 인간관계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누군가에게 '운동과 식단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비치고 싶거나, 특정 기간 동안 운동과 식단을 하기로 약속했다면, 그리고 그 대상과의 관계에서 평판이 중요하다면 당연하게도 다이어트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한번은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었던 선배가 온라인 PT 서비스 런칭을 앞두고 베타테스터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선뜻 테스터로서 참여하게 되었죠. 트레이너가 온라인으로 운동과 식단에 대한 가이드를 주면 성실히 이행하면서 사용성에 대한 피드백을 하는 것이 주요 임무였습니다. 후배도 친구도 아닌 선배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역할에 대한 의무감이 컸고,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을 때 선배에 대한 나의 평판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체지방률을 한 자릿수까지 감량해 본 첫 번째 경험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값비싼 PT를 받는 이유들 중에 트레이너와의 사회적 관계를 이용하여 다이어트에 대한 의무감을 높이려는 의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의외로 집단 내에서의 평판은 경험적으로 그다지 큰 의무감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무작정 어떤 집단 혹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목표를 선언하는 것보다는 내가 선언한 목표의 성패 여부가 그 대상 또는 그 대상과의 관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조금 더 효과적인 전략일 듯합니다.

2편에서 계속...